베트남 출장갔던 이야기를 해볼게요.
정장 만드는 회사에서 일하다가 캐주얼 브랜드로 옮기고 가장 신기했던 건 옷에 찍히는 프린트였어요. 정장에는 프린트가 안 들어가기 때문에 실제로 어떻게 작업을 하는지 본 적이 없었거든요. 품평회 준비를 할 때는 밤새 단추를 달거나 자수를 한 땀 한 땀 쳐요. 캐주얼브랜드는 프린트를 붙이는 작업으로 밤을 새더라고요.
어쨌든 우리 옷에 찍혀있는 프린트가 어떻게 작업되는지 아시나요? 종류는 여러 가지지만 그중 직접 옷에 염료를 찍는 프린트집에 다녀왔어요. 국내 유명스포츠 브랜드는 다 이 집에서 작업한다고 보면 돼요! 베트남이지만 사장님은 한국분이에요.
먼저 동판을 만들어야 합니다. 브랜드 그래픽디자이너가 만들어서 ai 파일로 전달해요. 그리고 옷 사이즈별로 프린트 크기를 지정해주면 하나씩 판을 뜨는 거예요. 그리고 중요한 건 칼라가 2개면 2번, 3개면 3번 찍어요.
동판을 들고다니면서 사람이 직접 찍는 거 신기하죠? 한 번으로는 원하는 칼라가 안 나오기 때문에 여러 번 반복해줘야 합니다. 그래서 옷의 칼라수가 높아지면 가격이 올라가요. 이게 다 인건비거든요.
1도, 2도, 3도 이렇게 부르는데 5도 이상 쓰면 염료가 많이 묻기 때문에 옷이 무거워져요. 그럴 때는 프린트 방식을 바꿉니다.
옷은 무조건 재단물로 찍어야 되요. 재단물이란 봉제를 하기 전 사이즈별로 잘라둔 원단이에요. 프린트 판을 누르기 위해서는 꼬멘자국없는 평평한 원단이어야 하거든요. 만약 프린트가 앞판에 있고 뒤판에도 있고 소매에도 있으면 전부다 따로따로 찍어야 돼요. 재단물로 구분이 되거든요. 디자이너가 앞판, 뒤판, 소매까지 프린트를 찍겠다고 가져오면 심장이 쪼그라들어요. 돈 올라가는 소리가 들려서요. 😂
프린트 비용은 두가지로 메겨져요. 하나는 몇 칼라를 찍느냐 하는 프린트 도수, 또 하나는 사이즈.
등판에 저렇게 큰 프린트가 들어가는 옷을 디자이너가 가져오면 얼마나 손이 떨리겠어요. 좀만 줄이자, 이러면 소비자들도 싫어한다. 실랑이가 벌어지고 결국에 가장 예쁜 선에서 합의를 하겠죠?ㅎ 스파이더 옷을 볼 때마다 프린트값 엄청 나오겠다 싶습니다.
이건 사장님이 한번도 못 봤죠? 이러면서 보여주신 라바프린트예요.
옷을 보면 볼록볼록 기포처럼 튀어나오게 찍힌 게 있거든요. 이건 저 기계에 넣고 열을 가해주면 프린트 부분만 볼록 올라와서 귀엽게 완성이 돼요. 키즈상품이나 포인트를 주고 싶을 때 많이 사용하는 기법입니다.
아직도 티셔츠를 보면 도수부터 세고 있고 스파이더처럼 프린트가 봉제선을 따라 어긋남 없이 딱 맞춰 찍혀있으면 기분이 좋아요. 그래서 저는 프린트 아주 작은 옷, 거의 없다시피 한 옷만 입어요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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