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속에 있는 절은 위치만으로도 절경을 자랑하지요. 태화산 허리에 있는 공주 마곡사는 삼국시대에 창건된 고찰로 2018년에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었습니다. 산사, 산자락에 자리 잡은 절의 아름다움과 문화가 잘 보존되었다 인정을 해준 셈이죠. 그 아름다운 사찰로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깊은 산속에 위치한 천년고찰
- 충남 공주시 사곡면 마곡사로 966
- 연중무휴
- 입장료 없음. 주차 가능 (2곳)
- 입구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개울 따라 절까지 걸어 올라가는 걸 추천
- 삼국시대 640년 자장율사가 창건
- 조선시대 세조가 '영산전'이라는 현판을 내림
- 유네스코 세계유산 '한국 산지승원'으로 등재
이름은 들어봤죠. 마곡사(麻谷寺). 마 씨 성을 가진 사람들이 많이 살았다더라, 스승의 이름에서 따와서 붙였다더라. 이름에 대한 유래가 꽤 많더라고요. 뭐든 마곡사는 이름보다 태화산 자락이라는 위치가 중요한 절입니다.
마곡사 올라가는 길
마곡사 주차장에서 절 입구까지는 꽤 먼 길입니다.
초입에 운동장만 한 주차장이 있는데 찻길이 있길래 그냥 쭉 올라가 봤지요. 한참 가니 매표소가 나오더라고요. 차를 돌려야 하나 망설이던 찰나 지나가라고 손을 흔들어 주시길래 그냥 올라갔는데..
아쉽습니다.
아스팔트길 옆으로 계곡을 따라서 말쑥하게 단장된 나무데크가 있는데 계곡을 따라 흐르는 물소리와 새소리를 들으며 걸어야 하거든요. 중간에 차를 못 돌리니 그냥 올라가는 수밖에요.
진정 마곡사의 묘미는 여기부터 시작인데, 가능하면 걸어 올라가 길 추천해요.
자랑스러운 유네스코 세계유산.
유네스코에 지정되면 얻는 게 많아요. 세계 유산이니 개발이 제한되고 그 모습 그대로 유지하고자 하는 노력을 하겠지요. 이름이 알려지기 때문에 관광객이 늘어나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고요. 물론 정부나 관련기관의 넉넉한 지원도 빠질 수 없고요.
그래서 같이 다니는 양반은 유네스코에 절대적인 믿음이 있어요. 무조건 봐야 된다나 뭐라나..
마곡사의 해탈문과 천왕문
마곡사로 들어가는 길에 두 개의 문이 있습니다.
하나는 해탈문. 속세에서 벗어나 부처님의 세계로 들어가는 문이죠.
또 하나는 천왕문. 우리가 익히 아는 악귀를 막아주는 사천왕상이 모셔져 있는 문입니다. 규모가 상당할 거라 예상이 되네요.
마곡사의 남원과 북원
천왕문을 지나면 그 앞을 흐르는 하천이 나와요. 극락교라는 다리로 연결되어 있는데 이 다리를 중심으로 남원과 북원으로 나뉩니다. 해탈문과 천왕문이 있는 자리가 남원인 셈이죠.
남원의 가장 유명한 법당은 영산전입니다. 마곡사에 가장 오래된 건물이자 보물로 지정되어 있죠. 물론 현판을 세조가 직접 써서 내렸다고 해서 명하기도 하고요.
이제 극락교를 건너서 북원으로 넘어가 볼게요. 마곡사의 진짜는 여기부터라고요.
마곡사의 북원 - 오층 석탑, 대광보전, 대웅보전
북원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보이는 게 대광보전과 오 층 석탑, 그리고 그 위에 있는 대웅전입니다.
줄을 맞춰 일렬로 쭉 서있는데 조화로움 입이 딱 벌어지더라고요. 같은 맘인지 경내에 있는 사람들의 숙연한 분위기에 절로 고개가 떨어졌습니다.
절의 중심을 차지하고 있는 대광보전.
목조건물이라 한번 불에 탔던걸 1813년에 다시 지은 거라고 합니다. 지붕을 받치고 있는 용머리 조각의 정교함이 보이나요? 그사이에 연꽃무늬를 새겨 넣은 건 또 어떻고요.
실제로 보면 화려한 장식과 압도적인 규모에 절로 감탄이 나옵니다. 200년이 넘었는데 아직까지 그 위엄은 대단하죠.
대광보전 앞마당에는 날씬하게 솟아있는 오층 석탑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절에서 중심을 차지하고 있는 건 대웅전이죠.
헌데 이곳은 대광보전 뒤쪽 높은 곳에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본전이 두 개인 셈이죠. 연등장식을 그늘 삼아 계단을 올라가 봅니다.
이곳의 대웅전은 참 특이하죠.
겉에서 보면 2층 구조인데 안에서 보면 하나입니다. 장식으로 지붕을 2개 얹은 거 같지요.
대웅전의 유명한 설화가 있어요. 내부를 보면 건물을 떠받치고 있는 두꺼운 싸리기둥 4개가 있습니다. 죽어서 저승에 가면 염라대왕이 묻는다죠.
"마곡사 대웅전의 싸리기둥을 몇 번 돌았느냐"
많이 돌수록 극락에 가까워진다는 거죠. 어쩐지 반들반들하더니.
김구선생의 은식처
지금이야 길이 포장되어 있고 대중교통도 다니지만 옛날 마곡사는 오지였다고 하죠.
천주교 박해를 피해 사람들이 숨어들고 인천형무소에서 탈옥한 김구선생도 한동한 거처했던 곳이 마곡사입니다. 김구선생이 지냈던 곳은 사진과 함께 그대로 남아있고 백범명상길도 여러 코스가 있지요.
여름의 뜨거움도 들뜬 마음도 가라앉혀줬던 산사여행. 잡념을 떨치기에 이만한 장소도 없지요. 제법 걸었다고 금방 배가 고파지는 것도 덤이겠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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