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에는 오래된 지역서점과 독립서점이 균형을 맞춰서 유지되고 있습니다. 60년 넘게 자리를 지켜온 동아서점과 문우당 서림, 작지만 움직임이 있는 목소리를 내는 독립서점이 있거든요. 먼저 지역서점으로 대표되는 두 곳을 소개해볼게요.
01. 동아서점
60년 동안 한 자리를 지키고 있는 동아서점. 여기서 책 한 권 안 사본 속초시민이 없다고 할 정도로 대표적인 지역서점입니다. 자리를 바꿔서 큰 건물로 이사했지만 속초시민들한테는 여전히 같은 동아서점이겠죠.
아버지의 서점을 물려받아서 운영 중인 김영건 대표는 어릴 적 이곳이 놀이터였대요. 그래서인지 이곳을 떠나 살다 9년 만에 다시 돌아와 3대째 서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책도 세권이나 쓰신 작가님이더라고요. 골랐던 책의 여분이 없길래 슬쩍 손을 들었더니 맑은 인상의 사장님이 찾아주셨어요. 물론 나중에 알았지만요.
이곳은 분류법이 다르기 때문에 필요한 책은 직원에게 물어봐야 합니다. '걸으면 알게 되는 것들', '나는 아무것도 버리지 않기로 했다'. 이건 서점에서 함께 나누고 싶은 주제인가 봐요. 여분 책의 위치를 정확히 기억하는 사장님의 고민 흔적 같기도 하고요.
햇살이 잘 드는 곳에는 긴 테이블을 놨어요. 중간중간 작은 화분과 손글씨로 눌러쓴 메모를 찾아 읽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저도 뻔하지만 색연필로 흔적을 남기고 왔지요.
위치 강원도 속초시 수복로 108 (청초호 인근)
영업시간 매일 9:00 ~ 21:00 (매주 일요일 휴무)
매장뒤편 주차장 있음. 백년가게 선정. 💯
02. 문우당서림
동아서점과 5분거리에 문우당 서림이 있습니다. 생긴 걸로 따지면 한참 늦지만 차곡차곡 몸집을 키워온 문우당은 그 공로를 인정받아 백 년 가게로 선정되었습니다. 대형서점조차 유지를 못하는 시대에 백 년 서점으로 인정받아 멀리서 일부러 찾아오기까지 한다는 건 신기하고 반가운 일이잖아요.
문우당서림의 가장 큰 특징은 일상에 존재하는 이슈나 소재를 키워드로 잡아서 큐레이션 한다는 것입니다. 제가 갔을 때는 '트렌드'가 키워드였어요. 대형서점은 내가 필요한 책을 찾아서 집어 오면 그만인데 여긴 이렇게 소소한 주제로 분류되어 있더라고요. 그래서 천천히 보게 되는 곳입니다.
베스트셀러를 고집하지 않아도 되고 내가 관심 있는 게 뭔지 알게 되는 그런 곳이에요. 서점의 문턱이 낮고 책을 접할 기회가 자연스럽게 많아진다는 것도 좋은 점이겠죠. 2층은 여기서만 볼 수 있는 오래된 책과 문구상품이 있습니다. 속초를 대표하는 아이템이나 문우당의 시그니처를 넣은 md 상품이죠.
올해 초 책을 많이 읽겠다며 샀던 전자책은 늘 가방에만 있어요. 켜지는 시간도 걸리고 눈의 피로를 줄여준다는 잉크를 뿌리는 방식이 영 맘에 안 들더라고요. 이것저것 핑계가 많지만 어쨌든 종이책의 감성은 못 따라온다는 이야기예요. 이미 읽었지만 좋았던 책을 한 권 고르고 예쁜 책갈피도 받아서 왔습니다. 별거 아닌데 책 한 권 샀다고 괜히 설레더라고요.
주소 강원도 속초로 중앙로 45
영업시간 매일 09:00 ~ 21:00
후문 주차장이용, 근처 공영주차장 이용
백년가게 선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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