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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디스크치료기- 대학병원을 가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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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디스크극복기- 대학병원은 기다림의 연속이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까치발 서기를 해보지만 여전히 뒷발은 택도 없다.

오래걷거나 조금만 속도를 내도 앞 허벅지가 묵직해지면서 다리를 절개된다. 손으로 만졌을 때 따라오는 전기자극도 여전하지만 미세하게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두 다리를 펴고 누워도 불편하지 않고 한쪽 다리로 서있을 수 있다. 무엇보다 허리 통증이 없어서 천천히 움직이면 혼자서 못하는 건 없다.

 

오늘은 주사치료를 받기위해 다시 대학병원을 가는 날이다. 오전에 수술이 있으니 1시 30분까지 맞춰서 오면 된다고 했으나 접수하자마자 조금 늦어질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 왠지 느낌이 좋지 않다. 역시 한 시간이 지나도 아무런 말이 없었고 확인했더니 수술이 늦게 끝나서 30분 정도 기다리라고 한다. 

 

정확히 두시간이 지났을 때 인내심에 한계가 오기 시작했다. 물론 난 응급환자는 아니다. 하지만 디스크 환자를(어떤 환자라도) 두 시간이나 기다리게 하는 건 너무 한 거 아닌가 싶어 쑤셔오는 다리를 끌면서 언성을 높였다. 어제 분명 수술이 늦어질 거 같으면 연락을 미리 주기로 한 거 아니냐 집이 가까우니 금방 온다고 말씀드리지 않았냐고.(어제 간호사샘이랑 한 약속이다) 나는 디스크가 터진 상황이 낯설고 대학병원도 어색한데 혼자서 기다리는 시간이 겁이 났다. 

 

죄송하다는 간호사 선생님앞에 더 이상 말도 못 하고 또 기다렸다. 30분 정도 지났을 때 정말, 드라마에서 본듯한 눈 풀리고 머리 떡진 그런 레지던트 선생님이 수술동의서를 받으러 왔다. 순간 미안함과 부끄러움에 말없이 조용히 따라갔다. 

 

내 이름을 다시한번 확인하고 옷을 갈아입고 머리에 모자까지 쓰고 나니(정말 부끄럽다) 주사실로 들어갈 수 있었다. 아니 수술실이다. 이것도 티비에서만 보던 그런 곳이다. 여전히 어색하고 두려웠지만 처치실 선생님들은 너무 친절하셨다. 

 

기존에 맞았던 번개를 맞은 듯한 신경주사보다 훨씬 안 아팠고 약간 찌릿하고 묵직한 느낌이 들더니 끝났다고 했다. 하루 이틀은 묵직한 느낌이 있을 수 있으나 금방 돌아오니 걱정 말고 다음에 와서 추이를 보자고 하셨다. 오늘 주사를 놔주신 쌤도 친절했고 진료 봐주신 교수님도 친절했지만 대답 없는 기다림에 너무 지친 하루였다. 

 

주사를 맞고 크게 특이사항은 없지만 너무 고생해서 그런지 허리의 뻐근함이 있다. 그리고 진짜 소화가 안돼 저녁을 거의 못 먹었고 유난히 얼굴이며 손바닥이 노랗다. 피곤해서 그런 건지 오늘 엄청 노랗다. 체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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