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바쁘니까 니가 가서 얼굴 비추고 오너라"
나이를 먹어도 부모님 심부름은 참 달갑지 않아요. 아는 사람 하나 없는 결혼식장에서 쭈뼛쭈뼛 인사할 생각 하면 벌써부터 얼굴이 달아오르는 느낌입니다. 제 이야기 아니고, 짝꿍이요! 생긴 거랑 다르게 숫기라곤 없는 짝꿍은 오늘 어머니대신 축의금을 전하러 안양까지 가야 한대요. 반대로 그런 건 아주 잘하는 저는 신나게 따라나섰다가 코스요리까지 얻어먹고 온 이야기입니다.
🌃 야경이 끝내주는 산타루치아 레스토랑입니다.
안양에서 야경이 끝내주기로 소문난 산타루치아에 다녀왔습니다. 날도 흐려서 뿌연 대낮에 둘이서 오붓하게요! 😆
🏷️ 산타루치아 정보
경기 안양시 동안구 시민대로 230 평촌 아크로타워 B동 42층
매일 11:30 ~ 22:00
브레이크타임 15:00 ~ 17:30
창가석 예약가능!
세트메뉴로 저렴하게 이용가능
🏷️ 스카이라운지에 있는 멋진 시티뷰
스카이라운지 맞지요?ㅎㅎㅎ
적어도 이 근방에 여기보다 높은 건물은 없어요. 치즈를 못 먹으니 이탈리안 레스토랑 갈 일 드물고 불편한 자리에 가면 새모이만큼 먹는 예민한 장의 주인이라 이런 곳, 소위 각 잡고 먹어야 하는 곳은 오랜만입니다.
심부름값으로 먹는 공밥이라 욕심 좀 부렸어요. 다행히 산타루치아는 캐주얼한 레스토랑이더라고요. 주말 점심시간인데 창가석은 이미 꽉 차 있고 빈자리는 예약석이라고 이름이 붙어있었어요. 안양, 평촌 이쪽 동네에서는 제법 유명한 곳이라 생각됩니다.
🏷️ 저렴한 코스요리
저희는 평일, 주말점심에만 주문가능한 런치 코스를 골랐어요. 평일에는 애피타이저와 디저트가 빠진 미니코스가 있는데 먹어보니 크게 상관없겠더라고요.
- 평일 미니코스 40,000원 (수프, 샐러드, 파스타, 스테이크, 커피)
- 점심 런치코스 60,000원 (수프, 애피타이저, 샐러드, 파스타, 스테이크, 디저트, 커피)
저녁은 가짓수가 몇 개 늘어나서 100,000원부터 가능하네요. 야경이 끝내준다고 하니 제 값 주고 먹으려면 꼭 창가석을 예매해야 할거 같고 굳이 단품요리를 먹으러 여기까지 올까 싶은 마음도 있어요.
🏷️ 런치코스 요리는요!
이탈리안 살사소스를 올린 얇게 저민 문어와 레몬샤벳! 간단하게 나온 안티파스토인데 저는 좋았어요. 새콤달콤한 레몬샤벳이 입안에 퍼지는 게 좋아서 짝꿍몫까지 훔쳐먹었다니까요.
예쁜 그릇에 나온 단호박수프.
보기만 해도 맛이 그려지지 않나요? 따뜻하고 달콤한데 목 넘김은 부드럽고, 더 먹고 싶었어요. 오늘 첫끼라 배고픈데 아쉬운 대로 식전빵을 찍어서 바닥까지 깨끗하게 먹었습니다.
지중해식 카프리제 샐러드.
휴양지로 유명한 이탈리아 카프리섬에서 유래된 샐러드인데 워낙 쉽고 간단해서 집에서도 술안주로 종종 만들어 먹잖아요. 신선한 생 모짜렐라 치즈와 토마토를 썰어서 올리고 올리브오일과 발사믹식초를 뿌리면 끝! 바질로 장식하니까 보기에도 이쁜 떡이 됐어요.
해산물 파스타는 토마토와 올리브오일 중 하나를 고를 수 있는데 저희는 사이좋게 하나씩 시켜서 각자 먹었어요. ^^
마지막에 슬쩍 맛을 본 짝꿍의 말을 빌리면 토마토가 더 낫다고 하네요. 그러니까 안 주고 지가 다 먹었지!
드디어 나온 스테이크.
입안에서 사르르 녹을 정도는 아니지만 육질이 부드러워 칼질 몇 번에 쓱쓱 잘리더라고요. 소스를 살짝 올려서 씹으면 육즙이 팡 터지고, 오랜만에 고기를 먹었더니 행복합니다.
드디어 나왔어요.
디저트와 티. 푸딩처럼 탱글탱글한 크림 위에 망고가 올라갔는데 달달하고 정말 맛있어요. ㅎㅎ 이걸 싫어할 사람이 있나요? 오늘도 맛만 보고 짝꿍에게 넘겼지만 한입으로도 행복합니다.
편안한 분위기의 캐주얼한 레스토랑이라 부담이 없었어요. 먹는 속도에 맞춰서 불편하지 않을 정도로 음식을 가져다주시고 사방이 창이라 탁 트인 느낌도 좋았고요. 덕분에 저도 행복한 점심식사를 했습니다. 아마 공돈으로 먹어서 더 그런가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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