젯밥에 더 관심이 갔다는 말이 맞겠지만 파주 간 김에 갤러리를 다녀왔습니다. 미술이고 그림이고 아는 건 없지만 '더 글로리'에서 주여정선배 집으로 나왔다는 갤러리 박영을 보고 싶었어요. 응큼한 마음을 숨기고 신진작가 5명의 작품을 감상하고 왔습니다. 물론 송혜교와 이도현이 살던 그곳도 보고요.
갤러리 박영 정보
- 경기 파주시 회동길 37-9 갤러리 박영
- 평일 11:00 ~ 18:00 (전시기 간 중 토요일 운영)
- 출판사 박영사에서 운영하는 복합문화공간
- 입장료 없음
- 주기적으로 전시가 바뀌니 미리 확인
이제 제법 가을하늘이 보이기 시작한 날씨, 출판단지에서 보는 하늘은 유난히 파랗고 높아요. 그래서 어느 건물을 가든 일단 하늘부터 찍고 봅니다.
유망작가 발굴전
박영 더 시프트 두 번째 전시 무아(無我)
이번 전시의 주제는 무아(無我).
불교의 세 가지 중심 사상 '제행무상, 제법무아, 열반적정'을 키워드로 작가의 생각을 전달하고자 한 전시입니다.
'무아'란 불교에서 쓰는 용어로 영원히 변하지 않는 '나'란 실체는 없다.라는 의미인데 나눠준 책자를 천천히 읽어보면서 그 의미를 되짚어 봤어요. 한 장의 그림 안에 작가들은 어떻게 녹여낼까 궁금했는데 답은 '반복' 그리고 '흔적'이었어요.
같은 작업을 캔버스 위에 계속 반복하다 보면 지나간 흔적이 남는데 아무리 같은 작업이래도 절대 처음과 같을 순 없죠. 시간이 쌓이면서 변할 때마다 느끼는 작가의 생각이 있잖아요. 그를 통해 작가의 내면을 보여주고자 한 게 아닌가 싶어요.
글만 읽을 때는 선뜻 이해가 가지 않지만 작품을 보면 어렴풋이 짐작이 가더라고요.
갤러리 1.
총 3개의 공간으로 나뉘는데 가장 넓은 공간인 갤러리 1에는 4명의 작가들의 대표작품이 전시 중입니다.
그중 김수진 작가의 작품이 기억에 남더라고요. 종이를 만들고 뭉치는 일을 되풀이하면서 본인의 생각을 기록해 둔 작품인데 빛이 들어오는 벽면 한가운데 걸려있는 게 참 좋았어요. 뭉쳐진 질감이 보는 방향에 따라 달라 보이고 종이라는 재료도 신선했고요.
갤러리 2.
주변이 어두운 갤러리 2에는 설치미술 작품이 있는데 유난히 반짝이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이미지는 추상적인데 아크릴, 글리터 등 다양한 재료들이 캔버스 안에 담겨있어서 입체적으로 느껴지고 색색의 작품덕에 기분까지 밝아지더라고요.
갤러리 3. 더 글로리 이도현 집 거실로 사용
갤러리 3.
2층 높이의 통창에서 들어오는 빛을 받으며 설치된 작품. 한지를 이용해서 만든 한복 같은 느낌인데 작가는 손으로 한지를 무수히 만져가며 만든 작품이래요. 들어서는 순간 압도적인 모습에 탄성이 나오는 곳이죠.
그리고 이곳이 이도현과 송혜교가 살던 집이에요.
생각보다 좁아서 놀라긴 했는데 이런 휑한 공간을 예쁘게 담아낸 연출력도 대단하게 느껴지더라고요. 파주는 책과 관련된 곳만 있는 줄 알았는데 덕분에 좋은 갤러리를 알게 돼서 좋았습니다. 부담 없이 오다가다 한 번쯤 들러보면 좋을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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