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한테 파스타는 여자친구들끼리 만나야 먹을 수 있는 메뉴예요. 음식이 차게 식을 때까지 멈추지 않고 근황토크를 이어가야 제 값을 하는 느낌이거든요. 카페를 3군데쯤 돌아야 이야기가 마무리되는 친구를 따라서 샤로수길에 갔어요. 손때 묻은 가구가 포근하게 맞아주는 느낌이라 부담이 없다며 데려간 곳입니다.
모힝 info
- 서울 관악구 남부순환로 226길 36 2층
- 매일 11:00 ~ 22:00
- 브레이크타임 15:00 ~ 17:00 (평일만)
- since 2012 , 10년 넘게 자리를 지킨 찐 맛집
빈티지한 멋이 있는 편안한 식당
몇 번 와도 헷갈리는 샤로수길 입구, 스타벅스 리저브매장을 끼고도는 첫 번째 골목.
한 블록 정도 내려갔더니 저기야, 라며 손가락으로 2층 집을 가리키더라고요. 주변만 둘러보고 걷느라 미처 몰랐던 곳에 '모힝'이라는 반가운 한글간판이 보입니다.
기억자 구조로 된 내부는 생각보다 아담하고 낡았는데 일부러 그래둔 거처럼 멋스럽더라고요. 점심시간이라 이미 테이블은 꽉 차서 제일 안쪽자리에 앉았어요.
파스타 종류만 몇 개야
정직한 사진을 올려둔 친절한 메뉴판.
파스타집에 가면 보통 올리브오일을 고르는데 오늘따라 눈이 가는 게 많네요. 한참을 고민하지만 그래봤자 늘 같은 메뉴.
봉골레 파스타와 쉬림프 플랫 브레드를 골랐어요.
음식이 나오기 전 가볍게 맥주로 목을 축이고
겉을 바삭하게 익힌 식전빵으로 허기진 배를 달래 봅니다.
어쩜, 사진 그대로 나온 봉골레 파스타.
모양과 색감의 밸런스가 흐트러질까 몸을 이리저리 움직여가며 사진을 먼저 찍었어요. 올리브오일의 풍미와 입을 벙긋 벌리고 향을 뿜는 조개가 오늘도 식욕을 자극합니다.
누군가는 라면보다 만들기 쉽다고 하는데 한 번도 성공한 적이 없어서 파스타는 늘 밖에서 사 먹는 음식이에요. 퍼지지 않고 식감은 살아있는 면의 익음 정도, 뻑뻑하지 않고 촉촉하게 유지되는 양념의 양, 한 줌이라는 1인분의 양. 이런 게 어렵다고요.
플렛브레드가 뭔고 했더니,
넓게 구운 빵 위에(토르티야와 비슷) 채소 한 줌, 올리브, 익힌 새우를 올리고 갈릭소스로 맛을 낸 지중해식 음식이래요. 피자보다 좀 더 가볍게 먹을 수 있는데 빵으로 감싸서 먹으니 샐러드보다는 든든한 느낌이에요.
배부르지 않고 적당히 포만감 있는 식사를 했습니다. 10년 넘게 한 곳을 지키는 건 대단한 일이잖아요. 저희 음식이 파스타가 먼저 나오고 플렛브레드가 나중에 나왔는데 좀 늦었다며 에이드 한잔을 주시더라고요. 음식을 먹는 사람입장에서 행여 불편할까 봐 신경 쓰는 작은 관심이 10년 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비결 아닐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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