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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탈영병만 잡게 해주세요! 디피 시즌 2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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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보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넷플릭스를 끊을 참이었다. 딱 <디피 2> 까지만 보고. 

군대이야기 그게 뭐가 재밌냐고 한참 타박하다가 시즌 1을 뒤늦게 봤는데 군대이야기가 재밌더라. 그래서 시즌 2 나오는 날을 손꼽아 기다렸고 어렵게 구한 아사히 생맥도 그날을 위해 아껴두었다. 

 

 

오래 참았다.

 

모든 준비가 끝나고 드디어 28일 금요일 밤. 거품이 풍성하게 올라오는 생맥주와 바삭하게 튀긴 치킨은 오늘 나의 불금 메이트다. 

 

 

 

 

엄청나게 확장한 세계관. 국가는 뭘 했습니까? 
디피는 어디에...? 

 

사진 - 넷플릭스 <D.P 2> 예고편

 

1편부터 무겁다. 

조석봉 사건으로 끝을 냈던 <시즌 1> 이야기가 이어지는데 '그 뒤로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라는 동화까지 바라지도 않았건만 이렇게 촘촘하게 연결할 줄이야. 큰 사건을 겪은 뒤 가치관과 성격의 변화, 남아있는 트라우마. 뭐가 됐든 생각했던 방향이 아니라 당황스럽지만 작가의 놀라운 디테일에 깜짝 놀랐다. 

 

 

제대를 앞둔 말년 병장 호열이와 생각이 많아진 준호는 이번에도 탈영병을 잡기 위해 힘을 합친다.

 

어라, 한데 자꾸 내용이 깊어지면서 세계관이 확장된다.

 

군대에 보냈더니 사고가 생기고, 그때마다 바꾸겠다고 하는데 변한 건 없고, 어쩔 땐 관심병사니 우울증이니 개인의 책임으로 몰고 가고. 국민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군대에 갔다면 국가는 그 국민을 지킬 의무가 있는 거 아니냐고 따져 묻는다. 버거운 질문이라 말문이 막히고 강약이 없는 무거운 전개에 쉽게 진도가 나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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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여전히 변한 거 없는 현실에 준호와 호열이가 변해간다. 세상을 구하는 영웅이 (굳이) 되겠다는 한낱 일병 준호와 호랑이 열정은 어따두고 한껏 진지해진 호열이만 남았다. 

 

시즌 1의 디피는 무겁고 그늘진 이야기를 적절한 농담과 장난으로 풀어줘서 좋았다. 그 중심에는 눈치 빠르게 분위기를 끌고 가는 호열이가 있었고. 그래서 시즌 2를 다 보고 난 뒤에 느껴지는 찝찝함과 아쉬움, 어디라고 토로하고 싶어 진다. 

 

 

아쉽다. 왜 굳이 디피에서.. 굳이 디피가..

일병이 저렇게까지?! 호열이 돌려줘!! 

 

 

 

 

손석구 멋있지만! 

 

사진 - 넷플릭스 <D.P 2> 예고편

 

그리고 그 사이 <손석구>라는 배우가 꽤 유명해졌는데 하필! 우연찮게! 이번에! 정말 많이 나온다. 의도를 했건 아니건 육사 출신인 대위가 주인공이 되려면 스케일이 얼마나 커져야 하는지 알만하지 않은가.(이제 노선도 확실히 정했다) 꼭 그렇게까지 해야 했나 싶은 마음과 팬심이 충돌하는 지점이다. 

 

연기는 뭘 또 그렇게 잘하는지. 입고리를 쓱 올리며 툭 내뱉는 대사에 애꿎은 가슴만 설렜다. 육군 대위는 다 멋있는 건지, 유시진대위도 그렇더니. 

 

 

 

 

그래도 울림이 있는 ep3. 커튼콜

 

이번에는 3번째 에피소드 커튼콜의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디피 2>를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장 기억 남는 이야기로 꼽지 않을까. 

 

우리나라에서 성소수자, 게이도 군대는 가야 한다. 문제는 군대에서 일어나는, 일어날 수밖에 없는 불미스러운 사건사고에 대한 책임도 오롯이 혼자 감당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군대 내 전설로 남아있는 장기 탈영병 니나(장성민 상병)는 뮤지컬 배우를 꿈꾸는 성소수자이다. 신분이 없는 도망자신세라 평범한 일상은 꿈도 못 꾸는데 인생 밑바닥에서도 뮤지컬 배우를 향한 노력만은 진심이다. 

 

온마음으로 클럽에서 부르던 노래. 

 

 

내 얼굴엔 make up 카셋 테잎 노래

가발로 마무리하면

어느새 난 미소 짓는 미인대회 여왕님

언제까지나 나는 잠들면 안 돼. 

 

- 뮤지컬 헤드윅 <wig in a box> 

 

 

고된 일상에도 잠들지 않으려고, 꿈을 잃지 않으려고 애쓰는 니나의 모습과 겹쳐지면서 울컥했다. 웃고 있는데 슬퍼 보인다는 뻔한 말은 이럴 때 쓰는 거구나. 가늘게 떨리는 손가락과 슬프도록 고운 목소리에 감정이 이입되면서 두고두고 생각이 났다. 물론 예상치 못한 결말에 또 한 번 울컥했지만. 

 

 

 

 

디피 3은 안 기다릴래

 

사진 - 넷플릭스 <D.P 2> 예고편

 

군대라는 게 가야 할 이유는 하나지만 못 버티는 이유는 수 없이 많지 않을까. 여전히 남아 있는 군대 내 괴롭힘, 밖에 두고 온 사람들의 대한 걱정, 단체생활에 대한 두려움. 짐작조차 못하는 마음이라 사연 하나 없을 리 없고 그들의 사정을 듣는 게 썩 나쁘지 않았다. 그냥 탈영병만 잡게 해 주지, 왜 판을 이렇게 키워서 아쉬움을 남기는지. (물론 드라마 자체는 겁나 잘 만들었다. 디피에게 기대한게 아니라 그렇지) 

 

 

이제 호열이가 제대를 해서 그의 아들 준호만 군대에 남았다. 시즌 3가 나온다고 해도 기대치가 이 만큼은 아니지 않을까. 적어도 그날을 위해 아사히 생맥 같은 한정판은 아껴두지 말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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