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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기사 평점, 이게 최선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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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건 김우빈 때문이었다. '화이트 크리스마스'의 미르부터 '학교 2013'과 '상속자들' 최영도까지. 필히 속사정이 있을 것 같은 이 훤칠한 반항아에게 빠져 나는 제법 많은 작품을 챙겨봤다. '우리들의 블루스'와 '외계+인 1부'는 재밌게 보기도 했고. 

 

 

'택배기사' 공개일, 두근두근 느낌이 좋았다. 꽤 오랜만에 장르물로 얼굴을 내민 그가 반갑기도 하고 잘 되길 바라기도 하고. 마침 금요일이라 밤새 볼 작정이었다. 불금을 만끽하며 시작버튼을 눌렀다. 1편이 끝났는데 뭔가 아쉽다. '뭐, 등장인물들 설명은 필요하니까' 본디 세계관이 다른 장르는 배경을 잘 숙지해야 한다.

 

 

하지만 2편, 3편,, 워밍업은 끝났는데 여전히 겉도는 느낌이다. '나중에 다시 볼까' 나혼산에서는 무지개 10주년 여행을 갔다던데, 딴생각이 들면서 핸드폰을 만지작 거렸다. 하지만 난 덕질 중 아닌가. 오늘 끝을 보기로 했다.

 

'얼굴에 주근깨 있어도 멋있는 남자 첨 봤어, 피지컬이 좋으니까 뭘 입혀도 살아남는구나, 마스크로 가려도 눈빛이 다했네, 게다가 저음 목소리는 어쩔..' 

 

역시 보길 잘했다니까. 김우빈을... 

 

 

혹평을 받을 만큼 재미없지는 않지만 비슷한 배경의 영화를 많이 봐서인지 아쉬움은 남는다. 게다가 난 판타지, 범죄, 스릴러, 추리, 첩보물 같은 장르물 마니아라 손에 땀을 쥐는 긴장감이나 예상치 못한 반전을 포기하지 못한다. 

 

 

 

스포 없는 줄거리 

 

어두운 화면에 '산소가 통제되는 세상'이라고 쓰인 문구
역 피라미드구조로 계급이 나누어진 사회
사진 - 넷플릭스 택배기사 예고편

 

택배기사의 배경은 익숙하다. 

산소호흡기 없이는 잠시도 살 수 없는 미래의 한반도. 

산소와 물자를 독점한 천명그룹은 권력을 쥐고 계급을 만들었다. 코어, 특별, 일반 그리고 난민계급. 일부 난민들은 굶주림에 지쳐 헌터가 되기도 하고 반대로 헌터의 공격을 막아서 물자를 지켜내는 택배기사를 꿈꾸기도 한다. 

 

 

마스크로 입을 가리고 눈만보이는 남자
사진 - 넷플릭스 택배기사 예고편

 

난민들의 희망 택배기사 '5-8'.

그는 누구나 평등한 사회를 꿈꾼다. 지극히 이타적이며 헌신적이다. 반면 절대악으로 꼽히는 천명그룹의 '류석'은 사람들의 목숨을 버튼하나로 쥐고 흔든다. 모두를 위해서는 소수의 희생은 마땅하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본인의 목숨이 우선인 대단히 이기적이고 계산적인 인물이다. 

 

 

웹툰원작을 보지 않은 상황에서 소재는 충분히 흥미로웠다. 먼지로 폐허가 된 서울시내를 달리는 장면은 '매드맥스'를 떠오르게 하고 철저한 계급이 있는 사회는 '설국열차'를 생각나게 하기도 했다. 

 

 

 

온통 먼지로 폐허가 된 도시
사진 - 넷플릭스 택배기사 예고편

 

 

하지만 딱 거기까지다. 강렬한 한방이 없고 지루한 전개는 아쉽다. 이미 코로나로 마스크가 일상이 된 사회를 겪어봤지 않는가. 뿌연 먼지와 딸랑 마스크하나로 산소가 부족하다고 말하는 설정에 쉽게 이입되지 않는다. 

 

 

 

사막 한가운데를 달리고 있는 자동차들
백발의 남자가 입모양을 딴 금속마스크를 쓰고 있다
사진 -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예고편

 

'매드맥스'를 생각해 보면.

보는 것만으로도 타들어 갈 거 같았다. 폭포처럼 쏟아지는 물줄기 앞에서 짜릿함을 느끼며 충성을 맹세할 뻔했으니까. 핵전쟁 이후 방사능에 노출되면서 기괴하게 변해버린 사람들. 건강한 여자들을 출산도구로 그린 설정. 수혈을 위해 피주머니(아마도 사람)를 달고 다니면서 싸우는 워보이. 저기가 어떤 곳인지 충분히 그려지고 이입이 됐다. 

 

 

게다가 나는 예상치 못한 반전을 좋아한다. 끝없는 사막을 달리고 달려서 드디어 도착한 녹색의 '어머니의 땅'. 그러나 이미 그곳은 황폐화되었다. 그때 느낀 절망감이란,, 아니 지금 영화가 다 끝나 가는데 이렇게 결론을 낸다고? 이 감독 머야? 하는 순간 반전은 찾아왔다. 

 

 

 

스포주의 감상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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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난 그런 장면을 기대했는지 모른다. 매번 이기기만 하는 주인공이나 내내 가만있다가 마지막에 자폭하는 빌런은 더 이상 흥미롭지 않다. 살아남아야 하는 상황에서 처음 부여된 입력값대로만 행동하는 인물들이 재미없다고 해야 할까.

 

 

보는 내내 배신자를 찾고 있었던 나의 노력이 허무했던, 눈빛만 살아있던 송승헌이 위협적이지 않았던, 마스크를 자꾸 벗는 김우빈에게 이입이 잘되지 않았던. 어쨌든 장면은 좋았으나 아쉬움이 많이 남았던 작품이다. 6시간 내내 김우빈을 봤다. 체감은 열 시간 되는 거 같았는데... 

 

 

 

평점: 별 3개  ★  ★ 

한 번은 ok, 다시 보기는 안 할 듯 (드라마 재탕, 삼탕 좋아하는 사람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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