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날씨가 벌써 여름입니다. 연일 최고기록을 경신하고 있는데 이럴 때 생각나는 음식이 시원한 막국수 아닐까요? 저는 이 집을 가고 막국수는 종결했어요. 논란의 여지가 없는 감히 서울 막국수 맛집, 3손가락 안에는 필히 들어가는 집이라 자신합니다.
이름은 고성막국수지만 방화에 있는 집입니다. 평양냉면처럼 깔끔하지만 동치미 국물이고 메밀 함량 100%를 자랑하는 집입니다. 서울식물원에서 땀을 한 바가지 흘리고 택시를 타고 넘어갔지요. 오늘 무조건 가봐야겠다 싶어서요.
오호, 순메밀 100%
보통 순메밀로 막국수를 뽑지 않죠. 글루텐이 없어서 찰기가 떨어지기 때문에 반죽하기 힘들고 먹을 때도 툭툭 끊어지니까요. 시중에 메밀로만 만들었다, 하는 집들도 대부분 70%~80% 정도로만 메밀함량을 유지합니다.
게다가 순메밀로만 만들면 가격도 비싸요. 한살림에서 순메밀 100% 면은 500g에 14,000원이나 한단 말이죠. 메밀특유의 고소한 향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 집은 무조건 와봐야 할거 같은 느낌이 듭니다. 가격도 저 정도면 괜찮아요.
둘이 오면 무조건 하나씩 시키는 게 룰이죠.
똬리를 튼 면덩이라가 하나씩 올라가 있고 살얼음이 낀 맑은 육수가 함께 나옵니다. 함께 나오는 명태식혜와 열무백김치는 그냥 먹어도 별미!
우아, 곱다고와. 막국수면과 빨간 양념장 한 스푼, 계란 반 개 이보다 조촐할 수 없어요.
물막국수는 더 심플합니다. 쓸데없는 고명으로 멋 부리지 않았어요.
동치미 국물을 내키는 만큼 부어줍니다.
그릇째 들고 국물부터 한 모금 마셔봐요. 우아, 시원하네요. 달달하고. 깔끔하게 감칠맛만 나는 동치미네요.
이제 면을 먹어야죠.
아,,, 지금까지 내가 먹은 건 순 메밀이 아니었구나. 강한 깨달음이 왔습니다. 면이 어찌나 맛있는지 그냥 면만 집어 먹고 싶더라고요. 순 메밀인데 약간의 찰기가 있어서 씹는 식감이 좋습니다. 둘 중 고르자면 당연히 물막국수죠.
비법 동치미 국물이 은은한 메밀향과 잘 어울려요. 바로 뽑은 면이라 그런지 더 맛나고요. 저는 이 집 막국수면이 지금까지 먹었던 어떤 집보다 최고로 맛있어요. 무조건 1등. 사리추가할걸. 늦었어요.
대신 저흰 편육을 시켰습니다.
편육에다가 명태식혜, 백김치를 올려서 먹으랍니다. 보기만 해도 침 고여요.
우아 편육도 미쳤다.
저는 참고로 머릿고기같은 편육을 안 좋아합니다. 이 집은 잘 삶은 보쌈고기 같아요. 냄새도 안 나고 부드럽고 퍽퍽하지도 않고. 무한리필되는 명태회랑 싸 먹으면 얼마나 맛있게요. 안 시켰으면 서운 할 뻔했습니다.
아직도 여운이 가시지 않습니다.
메밀면은 날씨나 계절에 따라서 관리가 어렵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여름에는 메밀의 비율을 좀 줄여서 면을 뽑는다는 집을 본 적도 있어요. 더군다나 메밀향은 금방 사라지기 때문에 미리 뽑아 둘 수도 없고요.
이 집은 주문과 동시에 반죽을 해서 면을 뽑아주기 때문에 메밀향도 살아있고 찰기도 있습니다. 지금까지 메밀면이라고 먹었는데 향이 안나더라 한다면 잘못 드신 거죠.
글루텐을 소화 못하는 분, 다이어트 때문에 밀가루 줄이고자 하는 분, 그냥 저같이 막국수를 사랑하는 분. 무조건 가셔야 합니다. 고민은 시간만 늦출 뿐.
INFO
주소 서울 강서구 방화대로 49길 6-7
영업시간 11:30 ~ 20:00 (매주 일 휴무)
브레이크 타임 15:30 ~ 16:40
1. <수요미식회> 소개, 식신 2023 별 3개 만점
2. 거무튀튀한 색깔과 툭툭 끊어지는 메밀면이라 호불호 있을 수 있음
3. 이모님들 엄청 친절, 눈치 보지 말고 리필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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