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는 알아주는 건강체질이었다.
성인이 되고 난 후에는 운동을 게을리해 본 적 없고 두 발로 구석구석 걷는 걸 참 좋아했다.
문제의 시작은 디스크.
한 겨울에도 바닥에 딱 달라붙는 플랫슈즈를 고집하고 다리를 꼬고 앉는 습관은 허리를 점점 망가뜨렸다. 물론 직접적인 원인은 잦은 야근. 하루 열두 시간 넘게 책상에 앉아있다 보니 문제가 생긴 거다.
어떤 날은 목을 돌릴 수가 없었고 어떤 날은 침대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그럭저럭 주사와 침으로 버티다가 결국엔 디스크가 터졌고 그때부터 인생이 완전히 바뀌었다.
나는 언제나 아픈 몸이 됐다.
스테로이드 주사와 신경통약의 장기복용으로 면역력저하, 오랫동안 눌려있었던 신경으로 운동신경 둔화.
행여나 무리를 하면 바로 탈이 났다. 이번에도 며칠 무리했다고 바로 구내염과 임파선염. 급한불은 링거로 가라앉히고 일주일 꼬박 항생제와 진통제를 먹었더니 밥도 먹을만해졌다.
다행히 일주일 만에 지나가는구나 싶었는데 갑자기 골반이 아파서 일어나지도 걷지도 못하게 됐다. 몇 가지 검사를 해봤더니 몸에 생긴 염증이 이번에는 골반으로 갔단다. 심지어 물도 찼단다.
처방은 절대안정. 최대한 안 움직이는 게 답이다. 다행히 연휴를 끼고 있어서 통으로 일주일을 침대에서 생활했다.
답답한 마음에 노트북을 들고 책상에 앉아볼까 했더니 5분도 안 돼서 굳어지는 게 느껴진다. 가만히 누워있으라는데 대체 핸드폰 없이 누워서 뭘 한단 말인가.
오늘아침 강제 미라클 모닝으로 일어나기 전까지, 나의 일주일 투병일기는 드라마 리뷰로 써보려고 한다. 이런 뒷북도 없지만 한 편 한 편 재밌게 본 일주일치 드라마리뷰 😂
첫 편은 택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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